Recipes in {lambda}

의견 형성 동역학 / 경제 물리학 / 전산 물리학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

5. 비전 정리

우리집엔 어렸을 때 부터 지겹도록 들은 가훈이 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먼저 하자." 고민거리가 있으면 가훈을 떠올려서 행동하곤 했다. 언제나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내겐 우선순위를 정해준다는 점에서 인생에 참으로 도움이 되는 가훈이었다. 시간이 오래 흐르고 나니 저 교훈의 의미가 여러가지로 변주되었다.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해야 할 때가 있다" 는 것과,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가능하면 비슷한 일로 맞춰서 살아야 한다" 는 두가지가 살면서 얻은 스스로의 기준이다.

세상엔 참 해볼만한 일이 많다. 일이 자기만족을 넘어서기 위한 중요한 점이 있다. 너무 빨리 해도, 너무 늦게 해도 안 된다. 서비스, 제품 개발부터 학술 논문까지 공통된 점이다. 세상의 속도보다 너무 빨리 가면 영향을 줄 수 없고, 너무 늦게 가면 이익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일의 계단은 언제나 두 발짝씩만 앞서 밟아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천천히 가는 것이 어렵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앞서 가는 것이 어렵다.

10개월간 서비스를 세 개 만들었다. 첫 서비스는 뒤에 따라오는 두 서비스의 밑거름이 되었고, 코드 실행과 컨텐트 제공을 담당하는 두 서비스는 코드온웹으로 묶여서 공개 베타 중이다. 네번째 서비스는 프로토타이핑 및 검증 후 앞의 서비스로 합쳤다. (조만간 소개할 일이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것이 있다. 참는 법이다. '제대로' '길게' 하는 것이 때로는 중요하다. 하나의 틀 안에서 끝없는 변주를 해 봐야 한다. 래블업을 하며 짧지 않은 시간동안 배우고 있는 것은 미션으로 '하나의 틀'을 정의하고, '끝없는 변주'로 시장을 찾는 과정이다.

성격의 탓인지 스스로의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 어려우니 할만한 일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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