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부터 5일까지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에서 열린 '마취 상태에서의 기억과 인식에 관한 8회 국제 심포지움The 8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Memory and Awareness in Anesthesia' 에 연구 발표차 다녀 왔습니다.
밀워키는 미시간 의대가 자리잡고 있는 앤아버에서 차로 약 대여섯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밀러 맥주 공장이 매우 유명한 도시입니다. 시카고가 그렇듯 마치 바닷가에 자리잡은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도시인데, 바다처럼 보이고 갈매기가 나는 그 곳은 북아메리카 대륙 윗쪽의 오대호 중 하나인 미시간 호수 입니다. 오대호는 간빙기때 빙하가 빠져나간 자리에 생긴 거대한 호수입니다. 미시간 호수는 우리 나라가 통째로 들어갈만큼 크기라 꼭 바다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마취 분야의 심포지움이라 거의 모든 참석자 분들이 의학박사 분들이었습니다. 물리학과 출신은 전무하다고 해도 될 정도여서, 자유롭게 하고 온 복장까지도 신경쓰이는 자리였습니다.
의식에 관련된 연구는 뇌과학 분야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의식은 동물에게 아주 당연하게 나타나는 (심지어 이 글을 읽는 것 조차도 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현상이지만 어떻게, 왜 의식이 발현하는가에 대한 이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의식이 무엇인지를 먼저 명확히 해야 의식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하여 의식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기 위한 시작은 의식이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중 가장 흔한 것은 수면 상태입니다만, 잠은 원할 때 마음대로 원하는만큼 깊이 재울 수가 없어서 실험을 할 때 번거롭습니다. 마취약을 사용하면 무의식을 자유롭고 손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식에 관련된 많은 연구들은 마취학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발표는 이틀째 부터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발표들이 몇 있었는데, 하나만 꼽아보자면 흔히들 '몸이 기억한다' 는 표현을 쓰는데, 그 현상에 대한 연구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임/ 왜?) 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지금은 우즈홀에 위치한 해양 생물학 연구소에서 거대 축색돌기 실험을 배우고 있습니다. 백여개 단위의 뉴런들이 만들어내는 신경 진동자에 대한 강의를 함께 듣고 있는데, 나중에 요약해 보겠습니다.